시사·Issues

일본의 원폭투하 기념일에

모~모 2008. 8. 8. 09:52

이 글은 제가 2005년8월6일, 일본의 '히로시마 원폭 투하 60주년 기념일'에 썼던 글로, 당시 몇몇 카페에  올렸던 글입니다...(모~모)  

오늘은 일본의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투하된지 60년이 되는 날이다. 연합군측의 거듭된 항복 종용에도 지방을 떠돌며 몸을 은신하는 일본왕을 제거하기 위하여 미국측이 최후의 수단을 동원했던 것이다.  1945년 8월6일, 나가사키에 이어 히로시마에까지 미국의 원자폭탄(原爆)이 투하되니, 패색이 짙은 日帝로서 항복을 안 할 수가 있었으랴! 덕분에 우리민족도 해방의 기쁨을 만끽하였지만.

 

그런데 이 맘때면 생각나는 일화가 있다.

1980년대초 학창 시절에 나는 외국 단파방송을 많이 청취했다. 요즘이야 컴퓨터 하나면 다 통하지만, 그 때만 해도 단파 라디오 하로 해외 20여개국 방송을 듣고 교신할 정도면 제법 앞서가는 추세였다.

어느 8월6일 아침에 이탈리아 교황청에서 내보내는 <라디오 바티칸>일본어 방송을 듣는데, 일본인 여자 아나운서가 일본인 특유의 깜찍한 목소리로, 20분간의 방송시간 중 15분 이상을 원폭 투하자(미국) 쪽만 입이 닳도록 비판하지 않는가!!

"원폭(原爆)은 인류의 악마다. 원폭을 투하한 자들은 인류의 죄인이고........"       

방송을 듣고있던 나는 고래고래 화가 치밀었다.  "그래,  원폭을 투하한 놈만 잘못이고, 그러한 행위의 원인을 제공한 들은 아무런 잘못도 없었단 말인가! "  그래서 즉시 바티칸 방송국 일본어과에 '청취자 소감문(편지)'을 썼다.       

"원폭이 인류의 악마이고, 또 있어서는 안 될 무기라는데 나도 동감합니다. 하지만 일본인들은 아래의 3가지 문제도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첫째: 왜 그때 미국이 평화를 사랑하는 일본에 원폭을 투하하게 되었던가?

둘째: 그날 원폭 희생자들 중에는 일본인 뿐 아니라 한국인, 중국인을 포함한 다수의 외국인들이 포함되었던 걸로 알고 있는데, 그들이 왜 거기까지 가서 희생되어야만 했던가?

셋째: 그들 외국인들이 누구에 의하여 그렇게 되었으며, 그 책임자들로부터 현재 정당한 피해보상은 받고 있는가?

위 3가지 질문에 대해 일본인들은, 그 해답을 찾으려고 노력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나는 생각합니다."              

 

어린 마음에 이런 편지를 보냈는데, 한 달쯤 지나서 웬 소포꾸러미가 도착하여 뜯어 보았더니,  "귀하의 편지를 금년도 <최우수 청취자 소감문>으로 선정하여 기념품을 보내 드리오니 잘 받아 주시기 바랍니다" 였다ㅎㅎ. 역시 일본인다운 면모다 싶었다. 자기나라를 비판하는 편지에 최우수상을 주다니! 그들은 원래 그러지 않던가. 좀 나약해 보이는 상대는 가차없이 짓밟아 버리면서도, 위엄있고 강해 보이는 상대에게는 비굴하게 굽실대는.....

요즘 원폭투하 60주년을 맞이하여 또다시 일본에서는 일방적인 '원폭 투하자(미국)' 비판이 한창인 모양이다. 그런 식으로 한쪽 면만 보려는 인간들에게  神의 정당한 심판이 있기를!

                            2005.  8.  6.   모~모 .